새 정부 출범 이후 공직 사회에 내려졌던 ‘골프 금지령’이 이달 휴가철부터 풀릴 전망이다.

▶본지 7월18일자 A2면 참조

21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허태열 비서실장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휴가 때 골프를 쳐도 되느냐”는 질문에 “꼭 치고 싶은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과 자비로 쳐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실장은 또 “웬만하면 필드(골프장) 대신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자신의 여름휴가 기간 골프 라운딩 계획을 잡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참모들은 사실상 골프 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골프 금지령’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북한 위협 등 안보위기가 계속돼 골프를 칠 상황이 못된 것.

실제 지난 3월 초 현역 장성들이 군 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자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다.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질책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공직사회에 일종의 ‘골프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도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이제 골프를 좀 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내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과의 오찬에서 고위 공직자들의 골프 허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난 국무회의 때 캐디들도 수입이 그렇고, 자꾸 외국 나가서 (골프를 치니)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얘기가 있었다. 지금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해금령’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