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먹어도 찌는 체질’의 원인이 비만을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의 결핍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나고야대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MRAP2’라는 비만 억제 유전자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관련 내용은 미국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에 이날 게재됐다.

실험은 두 개의 대조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한쪽엔 유전자에 이상이 없는 쥐를, 다른 쪽엔 ‘MRAP2’ 유전자가 결손된 쥐를 배양했다. 똑같은 먹이를 똑같은 시간에 공급한 뒤 양쪽 쥐의 몸무게를 비교했다.

이번 실험을 이끈 아사이 마사토 나고야대 특임강사는 “비만 억제 유전자가 없는 쥐는 정상적인 쥐에 비해 최대 두 배까지 체중이 불어났다”며 “섭취하는 칼로리가 같아도 몸무게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라고 설명했다. ‘MRAP2’는 사람 몸에도 동일하게 존재하는 유전자다.

아사이 특임강사는 “비만억제 유전자가 없으면 신경세포의 움직임이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다”며 “이로 인해 체중 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