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입주해 있는 정부세종청사 6-2동 3층 남자 화장실입니다.

노란색 딱지가 하나 떠억하니 붙어 있는데 "벽체 누수로 인한 수리요청중 -사용금지-"라고 씌여 있습니다.

이 노란 딱지 하나가 참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준공한지 1년도 안된 첨단 정부청사의 화장실 벽체에서 물이 새다니 참 안스럽습니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벽체를 파손했을리는 만무하고, 시공상 하자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건물은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최저가 낙찰제`로 지은 건물입니다.

3칸 밖에 없는 화장실(장애우용 화장실 1칸 제외)이 2칸으로 줄었으니 국정에 바쁜 공무원들의 애로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얼핏 3칸이 많아 보이지만 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공무원 수에 비하면 결코 넉넉한게 아닙니다.

문제는 이 딱지가 붙은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는 겁니다.

어떤 연유인지 수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자 원인을 조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건지, 워낙 수리해야 할 곳이 많은 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건설`, `건축`하면 난다 긴다 하는 공무원이 모인 조직이 바로 국토교통부입니다.

요즘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 건물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협소한 주차장,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등 여러 가지 불만이 많은데 그 중 최대의 불만이 바로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규모가 지나치게 협소할 뿐만 아니라 여기 저기 분산시켜 놓은 탓에 병목 현상이 생긴다는 겁니다.

화장실 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이용 빈도가 높은 화장실의 경우 좀더 크게 설계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거죠.

이 정부세종청사는 외국의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형공사 발주 경험이 많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조차 세종정부청사는 이용자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고 푸념합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주했으면 이런 설계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참고로 정부세종청사의 설계와 공사 발주, 사후 관리는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는 안전행정부에서 맡고 있습니다.


김택균기자 tg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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