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다음달 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업재개를 앞두고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며 벌써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2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부진 사장의 야심작인 서울 신라호텔 재개장으로 하반기 이익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라호텔 재개장 D-14…주목받는 '이부진 주가'

○삼성그룹주 중 홀로 ‘고공행진’

신라호텔 재개장 D-14…주목받는 '이부진 주가'
호텔신라는 17일 4000원(6.37%) 오른 6만68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원화 강세로 올 1분기까지 ‘어닝쇼크’ 수준에 머물렀던 실적이 2분기 본격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날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데다 면세점 부문의 마진율이 개선돼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 늘어난 5630억원, 영업이익은 290% 증가한 33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7만4000원이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10만원)과 한국투자증권(7만6000원)도 나란히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작년 하반기 실적 부진으로 한 차례 조정을 겪긴 했지만 호텔신라의 주가 오름세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중 단연 돋보인다. 특히 2010년 12월14일(당시 주가 3만200원) 이 사장 취임 이후 2년반 만에 주가는 2배 넘게 뜀박질했다. 올 한 해 상승률도 51.9%에 달한다. 이 사장 취임 이후 김포공항 면세점 오픈, 인천공항점 내 루이비통 매장 오픈, 동화면세점 지분 취득 등 기존 면세점 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부진式 성장스토리’ 주목

전문가들은 다음달 서울호텔의 영업 재개를 계기로 이익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사 지연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설립 이후 최초의 리모델링으로 이미지 쇄신이 기대된다”면서 “3분기부터는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선언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사장은 삼성가 3세로는 유일하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직접 주총 의장으로 나서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 주주들의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 계약을 체결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패션잡화점이 올 1월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향수·화장품 면세사업자 입찰에도 참가했다”며 “연매출 10억달러의 대규모 면세점 계약을 잇따라 따낼 경우 글로벌 면세점 업체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올 연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도 화장품 매장을 열 예정이다.

함승희 연구원은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결단력이 있는 반면 무모한 사업은 절대 벌이지 않는다”면서 “항상 큰 청사진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해 호텔신라는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