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숨은 돌렸지만…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기대 수준인 7.5%로 발표되자,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에 우려하던 한국 증시가 15일 소폭 상승했다. 양적완화 정책을 당장 축소하지 않을 것이란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3일째 이어지며 ‘안도랠리’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28%(5.18포인트) 상승한 1875.16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에 중국 2분기 GDP 증가율 발표를 앞두고 하락세였으나 오전 11시 발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후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다시 하락했으나 장 막판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유입되며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1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1일 2919억원, 12일 14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3일 연속 ‘사자’로 한국 증시를 지탱했다.

이날 철강 화학 등 중국 수혜주는 종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대표 철강주인 포스코는 전 거래일보다 0.8% 상승한 31만3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제철은 보합으로 마쳤다. 화학주 중에서는 LG화학이 3.2% 올랐으나 롯데케미칼은 1.35% 떨어졌다. 중국 내수주들은 빙그레(-3.83%), 오리온(-0.64%), 락앤락(-1.43%)이 하락한 반면 오스템임플란트(0.69%), LG생활건강(0.18%)은 상승하는 등 혼조세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로 철강, 화학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계속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채 감축 기조가 이어지는 한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주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8% 상승한 2059.39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중국이 한국 증시의 ‘호재’가 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중국발 호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는 등 시장이 기대하지 않았던 특별한 ‘선물’을 내놓을 경우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올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은 낮고, L자형으로 둔화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중국 GDP 증가율은 7%대를 지켜낼 것이라 예상되지만, 7% 밑으로 떨어지면 한국 증시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반면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으면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고운/윤희은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