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63년 만에 첫 여성 부총재보가 탄생했다.

한은 63년 만의 파격…첫 여성 부총재보 탄생
김중수 한은 총재는 15일 공석인 부총재보(2명)에 서영경 금융시장부장(사진)과 허재성 인재개발원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보수적인 한은에서 여성이 임원에 임명된 것은 신임 서 부총재보가 처음이다. 취임 이후 ‘젊은 피’를 대거 임원 자리에 앉힌 김 총재의 ‘파격 인사’가 이어졌다는 평이다.

신임 서 부총재보는 한은에서 여성 최초라는 기록을 여러 번 남긴 주인공이다. 2급 승진 2년 만인 올해 초 1급에 오른 뒤 다시 7개월 만에 임원 자리를 꿰찼다. 3년 만에 팀장급에서 부총재보까지 도약하며 한은 내 여성 파워를 보여준 셈이다. 김 총재 취임 후 발탁돼 승진이 빠른 ‘김중수 키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 부총재보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속 승진 배경에 대해 “인사는 인사권자의 몫으로 평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중책을 맡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1988년 한은에 입행한 그는 조사국을 거쳐 경제연구원 실장, 국제국 팀장을 지낸 뒤 최근까지 금융시장부장으로 일했다.

한은 부총재보 허재성 씨

한은 63년 만의 파격…첫 여성 부총재보 탄생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안정을 위한 외환부문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 구축, 자본이동 안정화 방안 등의 조사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한은 측은 “서 부총재보는 부드러우면서도 소신이 있고 신중한 성품을 지녀 주변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여성이 총재와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 부총재보는 조사국, 경제통계국 등을 맡을 예정이다.

신임 허재성 부총재보(사진)는 인재개발원장으로 일하며 한은 직원들의 역량을 선진국 중앙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김 총재의 방침에 부응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4년 입행해 금융결제국 부국장과 기획국 부국장 등을 거쳐 2011년 신설 부서인 인재개발원장을 맡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