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4일 오후 2시10분

[마켓인사이트] 현금부자 고려용접봉, 엘오티베큠 2대주주로
비상장 금속가공업체인 고려용접봉이 코스닥에 상장된 건식 진공펌프 장비업체 엘오티베큠 주식 6.8%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용접봉과 홍민철 대표 등 특수관계인은 두 달여에 걸쳐 엘오티베큠 주식 총 74만1068주(6.80%)를 신규 취득했다. 고려용접봉 33만주를 비롯해 홍 대표가 27만2600주, 삼화강봉이 11만5318주, 고려열연이 2만3150주를 각각 사들였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325만7265주(29.86%)를 보유하고 있는 오흥식 엘오티베큠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에 이어 사실상 2대 주주다.

고려용접봉 측은 지난 5월16일을 시작으로 이달 5일까지 총 39차례에 걸쳐 주당 평균 6352원에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달까지는 꾸준히 장내매수를 해 오다 이달 들어 장외에서도 엘오티베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19만6642)를 샀다. 회사 관계자는 “엘오티베큠의 미래가치를 고려한 단순투자”라고 설명했다.

고려용접봉은 1964년 설립된 금속가공제품 제조업체로 지난해 2971억원의 매출과 1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3602억원으로 현금유동성이 큰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선재제조업체인 고려제강과 같은 계열회사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2대주주로 있는 자동차용 스프링 제조업체 대원강업을 놓고 적대적 인수합병(M&A)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초 대원강업 지분 23.80%를 보유하고 있던 고려용접봉과 홍 대표가 3년여 만에 지분을 추가 매입해 25.40%로 늘렸고,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은 맏사위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 등을 구원투수로 끌어들여 지분 매입으로 대응했다.

엘오티베큠은 국내 유일한 건식 진공펌프 장비 생산업체로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그동안 중국에서 수입하던 습식 진공펌프를 대체할 건식장비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건식 진공펌프는 제철소나 비철금속 제련 공장,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에서 부산물이나 유해가스 등을 제거하는 공정에 쓰인다. 오일로 작동하는 습식 진공펌프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엘오티베큠은 경기침체로 지난 1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162억원의 매출과 1억원의 영업손실, 4억5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고 순이익은 80% 넘게 줄었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오티베큠의 건식 진공펌프 장비는 포스코에 납품을 시작하는 등 철강 화학 등 일반 산업으로의 보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