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주와 금융주들의 주가 수준이 실적 및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수주들은 지난달 주가 조정으로 부담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고평가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익 전망치를 근거로 한 전기전자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19배로 지난 3년 평균치인 13.95배를 크게 밑돌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과거 평균치(1.61배)보다 낮은 1.39배였다. 전기전자업종 12개 종목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올 들어 12%가량 상향 조정됐지만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업종은 PER이 7.84배, PBR이 1.15배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상대적으로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와 자동차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 “이들 업종은 주가도 매력적인 수준이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주들도 주가가 바닥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현재 은행업종의 PBR은 0.28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이 2분기까지는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하반기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했다.

반면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음식료업종의 PER은 19.65배로 고평가 논란이 시작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섬유의복 유통 제약 등 다른 내수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등 국면에서는 저평가된 업종이 먼저 부각될 수 있지만 2분기 실적발표 뒤 이익 전망치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주가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표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개별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변화와 밸류에이션 지표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