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여름에만 전력이 부족할까. 이 물음에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에어컨이다. 정부의 사용자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와 함께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 에어컨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다.

《여름전쟁:우리가 몰랐던 에어컨의 진실》은 사치품을 넘어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존재로 자리잡은 에어컨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비판한다. 저자는 에어컨의 등장과 확산이 가져온 폐해를 방대한 자료 검토와 연구를 통해 제시한다. 저자가 다루는 분야는 역사, 건강, 환경, 경제,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에어컨은 신체 균형을 깨뜨리고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을 유발하며 인간의 더위 적응 능력을 감퇴시켰다. 또 생태계를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제품의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으로는 에어컨의 폐해를 줄일 수 없다”고 역설한다. 대안으로 개인적·사회적·정책적인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방안을 제시하고, 에어컨 없이 더위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