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예병사' 김무열 현역 취소소송 패소

지난해 병역기피 의혹에 휩싸여 연예병사로 입대했던 배우 김무열(31)이 입영 통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방법원 제3행정부(부장판사 이흥권)는 최근 배우 김무열이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현역병입영 통지처분 및 제2국민역편입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본인의 재산 및 가족의 직업, 수입 등을 사실과 다르게 보고해 병역을 기피할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처분에 의한 이익이 원고의 사실 은폐 행위에 기인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취소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어 신뢰보호원칙 위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2002년 뮤지컬 ‘짱따’로 데뷔한 배우 김무열은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 유명 뮤지컬을 거쳐 영화 ‘작전’ ‘최종병기 활’ ‘은교’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김씨는 2001년 1월 징병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2급 판정을 받았으나 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이유로 수차례 입영을 연기해왔다. 이 기간 드라마와 뮤지컬 등에 출연해 2007년 5290여만원, 2008년 1억210여만원, 2009년 1억46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김씨는 2010년 소득상 ‘생계곤란 대상자’로 분류되면서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아 입대가 면제 됐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이 ‘병역 실태 감사문’을 발표하면서 “김무열과 그의 어머니 박모씨의 월 수입이 병역 감면 기준액을 초과했다”고 밝혀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자 김씨는 “개인적으로 떳떳하지만 더 이상 구설수에 오르는 게 죽기보다 더 싫었다”고 밝히고 같은해 10월 연예병사로 입대했다. 하지만 김씨는 입대 후 △재산에 해당하지 않거나 부실 채권일 수 있는 출연료 채권(4600여만원)을 재산으로 보고 처분한 점 △병역 기피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점을 들어 현역병 입영병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편입 처분 이전부터 대중의 인지도가 저명한 배우였고 종전 출연 작품들의 출연료가 대부분 회수된 점 등을 볼 때 출연료 채권을 재산의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지급 예정인 출연료 채권과 모친이 작가로 등단해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진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때 고의도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내년 하반기까지 군 복무 기간을 채운 후 만기 제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김무열 소속사 관계자는 “당시 병무청 심사에 따라 생계 곤란자로 분류돼 면제를 받았던 것”이라며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소속사가 명예 회복 차원에서 진행했던 소송일뿐 성실히 군 복무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