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최대 50억달러(약 6조원)에 이르는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건조 계약을 사실상 수주했다. 한국 조선사 최초의 대규모 러시아 프로젝트 수주로 북극해 개발 참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대우조선해양과 외신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민영 가스회사인 노바텍과 LNG 쇄빙선 16척에 대한 ‘슬롯 리저베이션 협약’을 최근 맺었다. 이 협약은 선박 발주사가 조선사에 곧 최종 계약을 맺을 테니 도크(배를 건조하는 시설)를 미리 비워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방을 쓰겠다고 호텔에 예약하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으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보다 더 진전된 단계”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할 배는 러시아 서(西)시베리아 야말반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실어 나르는 데 투입된다. 얼음을 깨부수고 나갈 수 있는 쇄빙선이어서 척당 가격은 일반 LNG선(17만㎥ 기준)에 비해 1억달러가량 높은 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주는 2, 3척씩 수년간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

‘야말 프로젝트’로 불린 이번 수주전에는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와 일본 러시아 등의 조선사가 대거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말께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일 조선사가 수주한 상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러시아가 한국 조선사에 발주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야말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북극해의 대규모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