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 대전으로 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전날 대전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동시에 연데 이은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는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 지역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과학자들과 면담하고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행 과정의 문제점도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대했다. 수정안은 당초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부지 매입비용 등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눠서 부담하고, 과학벨트의 핵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입지 예정지를 둔곡지구에서 대전엑스포과학공원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안 의원은 “과학벨트는 대전과 충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국책사업”이라며 “국책사업을 변경할 때는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지, 단순히 지자체와 행정기관의 협의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여야 지도부에 이어 안 의원이 대전으로 달려간 것은 역대 선거에서 충청권이 가진 지역적 특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정 정당 지지도가 뚜렷한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은 총선, 대선, 지방선거 때마다 교차 투표를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