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3일 오전 11시20분

미래에셋그룹이 3년 만에 그룹 지배구조를 손질했다. 비핵심 계열사들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업계 일각에선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박현주 회장 일가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 간 지분 관계 정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년 만에 계열사 합병

[마켓인사이트] 미래에셋 지배구조 3년 만에 손질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지난해 말 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을 흡수합병했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모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의 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 보유 지분 26.74%를 사들여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린 뒤 하나로 합친 것이다.

미래에셋이 지배구조를 손본 것은 2010년 미래에셋컨설팅과 부동산 관리 회사인 케이알아이에이(KRIA)를 합병한 후 3년 만이다.

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은 2000년 설립된 자본금 18억원짜리 보험대리점 업체다.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4.83%를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캐피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미래에셋캐피탈은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박 회장(지분율 48.69%)에 이은 캐피탈 2대주주(13.46%)로 올라섰다. 모기업인 미래에셋컨설팅과 합친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율은 25.23%다.

○지배구조 중심은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박 회장 일가가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율 60.19%) △미래에셋컨설팅(90%) △미래에셋캐피탈(48.69%) 등 3곳이다.

박 회장은 그룹의 3대 주력사 가운데 자산운용만 직접 지배하고, 증권과 생명은 캐피탈을 통해 간접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캐피탈은 증권과 생명 지분을 각각 36.98%와 47.06%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에서 ‘키’를 쥔 기업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자산운용의 2대주주(32.81%)인 데다 100% 자회사인 미래에셋펀드서비스와 함께 캐피탈 지분도 25.23% 가지고 있어서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데다 박 회장의 자녀들이 주요 주주(8%씩 보유)란 점에 따라 이 회사가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 된 건 3년 전부터였다. 당시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운용과 캐피탈의 2대주주였던 KRIA와 미래에셋디앤아이를 이 회사와 합쳤다.

미래에셋컨설팅 자회사인 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는 KFAC를 붙였다. 박 회장 일가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 계열화 구조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자산 규모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복잡한 지분관계를 단순화하기 위해 계열사 간 합병이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험대리점 사업은 미래에셋 초창기부터 진행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아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