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가 2011년 4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도 대차잔고 '고공행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차잔고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대차잔고가 증가할수록 공매도를 통해 주가가 하락한 뒤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달 대차잔고는 1조2645억원(4052만주)규모다. 올 5월 2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6848억원(2964만주) 수준이었으나 1년 만에 2배 가량 뛴 것이다.

대차잔고는 배당 등의 요인으로 연말에 감소했다가 연초에 증가하는 계절적인 특성을 갖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 규모는 지난해 평균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대차잔고가 주가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2011년의 경험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4월 대차잔고 1조5690억원을 기록한 뒤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2011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사이에 36.5% 급락했다.

지난 2일 SK하이닉스가 외국계 '매도' 보고서의 영향으로 8.72% 급락하면서 전문가들은 2년 전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증가는 낮아진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매도압력이 높아졌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대찬잔고 현황에 대해 알고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주가가 반등할 경우에는 공매도 후에 빌린 주식을 상환하기 위해 재매수하는 '숏커버링'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