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장미선 대표(왼쪽)가 김병철 총장에게 장학금 5억 원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일 장미선 대표(왼쪽)가 김병철 총장에게 장학금 5억 원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장미선 태양아그로 대표(57)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거액의 유산 토지보상금을 고려대에 쾌척해 화제가 됐다.

2일 고려대에 따르면 농학과 76학번인 장 대표는 이날 모교를 찾아 5억 원을 기탁했다. 그는 선친 고 장동춘 씨에게서 유산으로 받은 땅이 지난 4월 토지공사에 수용되며 보상으로 받은 5억 원 상당의 채권을 전액 고려대에 내놓았다.

기부금은 선친의 이름을 따 '장동춘 기금'으로 명명돼 고려대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장 대표는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사는 자세를 가르쳤던 아버지를 기리는 의미"라며 "원래 내 것이 아닌 돈이라 생각해 좋은 일에 쓰기로 결심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어려운 학생들을 지금 바로 돕고 싶다"며 상속 채권과는 별개로 현금 10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장학기금은 이자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장동춘 장학금은 장애나 가난으로 인해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어질 예정이다. 또한 생전에 운동을 좋아했던 선친의 뜻을 기억해 '장동춘 상'을 제정, 생활이 어려운 체육교육과 학생에게 수여키로 했다. 학교 측도 내규를 제정해 장학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장 대표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월드비전에 5000만 원을 출연해 학교를 설립했다. 그동안 고려대 교우회 장학금으로도 매년 400만 원씩 지원해 왔다. 스스로는 은퇴 후 아프리카에서 태권도 봉사를 하기 위해 매주 태권도 레슨도 받고 있다. 현재 1단 보유 중.

그는 "내 삶 자체가 교육의 힘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 장학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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