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2~3년내 1조 매출"
램시마의 글로벌 임상시험 책임자인 유대현 한양대병원 교수는 “개발단계와 임상시험에서 대조약과 동등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EMA로부터 모든 적응증을 인정받았다”며 “유럽시장에서 기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하게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았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EMA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국내 제약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크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에 대해 국제적인 인증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 가운데 임상 3상 시험까지 모두 마쳐 EMA 승인을 받은 업체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경쟁에서 한발 앞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내 류머티즘관절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향후 3~4년간 경쟁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승서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 사장은 “이스라엘 테바 등 경쟁사들조차 포기할 정도로 어려운 과정을 우리가 해낸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주도권 잡았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올해 71억달러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45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화이자 테바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참여했다.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는 이유는 항체의약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시한이 2015년 전후에 끝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매출이 75억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하나의 제품이 국내 상위 제약사 23개사 전체 매출과 맞먹는다. 지난해 매출 95억달러를 기록한 ‘휴미라(류머티즘관절염)’를 비롯한 주요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대부분이 2014~2017년 사이에 특허가 만료된다.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든 다국적 제약사들은 대부분 미국에 앞서 유럽 시장부터 문을 두드린다. 유럽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EMA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허가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고가의 오리지널 항체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 건강보험 재정과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리지널 화학약품 값을 제네릭으로 떨어뜨리는 전략을 항체의약품 시장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환자 한 사람의 연간 레미케이드 치료비는 연간 1만6500~2만2450달러에 이른다.
◆서정진 “시장점유율 10% 목표”
셀트리온은 2~3년 안에 램시마 연간 매출을 1조원으로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1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램시마는 효능이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막대한 의료재정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정부와 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고 개발도상국 환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셀트리온 말고는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끝낸 회사가 없기 때문에 최소 3~4년 동안 바이오시밀러 업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