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합동결혼식
코레일 합동결혼식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혼식은 꿈도 못 꿨는데 이제 진짜 신부가 된 것 같아요.”

28일 오전 대전 코레일 사옥 1층 로비에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3명의 신부가 등장했다. 처음 입어보는 웨딩드레스가 낯선지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이주여성들이다.

코레일은 이날 어려운 형편 탓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 3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열어줬다.

결혼식 주례는 팽정광 코레일 사장 직무대행이, 축가는 코레일 사내 합창단인 ‘조이너스’가 각각 맡았다. 코레일 직원들은 피로연 서빙과 예식 도우미로 땀을 흘렸다.

혼인신고를 한 지 3년만에 웨딩드레스를 입어본다는 베트남 국적의 신부 다오티허우(24)씨는 “코레일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리게 돼 너무 기쁘다”며 3살 된 딸의 손을 꼬옥 잡았다. 합동 결혼식이 끝난 뒤 이들 3쌍의 부부와 가족들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중부내륙권 관광열차(O트레인·V트레인)를 타고 신혼여행을 떠난다.

코레일은 검소한 결혼 예식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사옥 1층 로비와 홍보관을 예식장과 폐백실로, 28층 구내식당을 피로연장으로 활용하는 ‘코레일 웨딩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에도 장애인 부부 2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열어줬다. 팽 사장 직무대행은 “한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주 여성들에게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