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전략을 다소 수정해 '곡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평면 OLED TV 출시는 LG전자에 6개월 가량 뒤진데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화면 몰입도 등에서 곡면 OLED TV가 경쟁력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평면 OLED TV 출시는 당초 계획했던 상반기에서 좀 더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7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55인치 곡면(커브드) OLED TV를 선보였다. 삼성에 앞서 LG전자는 지난 4월 같은 크기의 곡면 OLED TV를 예약판매하고 이달 초부터 배송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곡면 OLED TV를 내놓으면서 '무결점 TV'란 점을 강조했다. 먼지 한 톨 크기의 화소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제로 픽셀 디펙트'(ZPD)라는 새로운 마케팅 용어도 만들어냈다. 2004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출시할 때 '무결점 LCD'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OLED의 경우 각각의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돼 있어 공정과정이 까다롭고 화소 불량이 자주 발생한다"며 "어떤 불량 화소도 없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ZPD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곡면 OLED TV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선보였던 제품과 디자인이 달라졌다. 85인치 울트라HD(UHD) TV 등 최상위 제품에만 적용하고 있는 '프레임' 디자인과 '메탈' 소재를 채용했다.

삼성전자 TV만의 특화된 기능들도 대부분 적용했다. 특히 시청자들이 두 개의 실시간 방송화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 듀얼뷰'를 제공한다. 이 기능은 OLED TV의 빠른 응답속도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전용 안경을 이용해 영상과 소리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이밖에 TV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최신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에볼루션 키트'도 지원한다.

제품은 이날부터 전국 주요 매장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LG전자와 같은 1500만원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65ㆍ55인치 울트라HD(UHD) TV F9000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F9000은 시그널 분석, 노이즈 최소화, UHD 업스케일링, 디테일 향상 등 4단계 화질 처리 기술을 구현한 삼성전자만의 '쿼드 디테일 엔진'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UHD 영상은 더욱 선명하고 생생하게, 일반 영상은 UHD급의 선명한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삼성 곡면 OLED TV는 완벽한 화질의 무결점 TV로 시간의 경계를 넘어 최신의 성능을 제공하는 미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