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끝까지 파야 성공…영어 배울땐 외국인 쫓아가 말걸어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사장은 1979년 삼성전자에 입사,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장을 거쳐 지난해 무선사업부 사장에 올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인 ‘갤럭시S’ 시리즈를 기획한 1등 공신이다.
얼핏 보면 순탄한 인생을 걸어온 것 같은 그지만 2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삼성 주최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강단에 선 이 사장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고등학교 시절 구두닦이가 되려고 했을 정도로 가정환경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인생에 있어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기준을 정해 놓은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어려운 와중에 부산중ㆍ고, 서울대에 진학했지만 내 학력이 지금 이 자리에 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끝까지 파보려 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중학교 땐 라디오를 조립하는 법을 학교에서 배웠는데 실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 4년 동안 틈만 나면 라디오 조립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를 조립해 소리가 난 건 두 번뿐이었지만 어떤 것에 대해 몰두했을 때의 성취감을 알게 해줬다”며 “그 경험은 지금껏 나에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를 배울 때도 길에서 외국인만 보면 무조건 쫓아가서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미래에 대한 방향을 잘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지금의 아내인 여자친구한테 ‘나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전자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10년 후쯤엔 미국에서 전자 제품을 팔고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정말로 10년 후쯤인 1988년 삼성전자 미국 주재원으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어떤 목표가 있는지 자문해보라”며 “목표를 정하고 차근 차근 걸어가다 보면 어느샌가 길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뒤 “20대에 꼭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나씩 꼽아달라”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그는 “20대 꼭 해야 할 일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답했다. “대신 실패했다고 해서 낙담, 실망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