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참가 도요타 사장·바이올린 연주 다임러그룹 회장…두 자동차 리더, 車 사랑 유별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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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의 car&talk]
“디터 체체 회장의 참석은 예정에 없었습니다.”
독일 하노버에서 남쪽으로 150㎞가량 떨어진 인구 1만5000명의 소도시 바트 드리부르크의 빌스터 베르크 서킷(자동차 경주장). 지난 12일(현지시간) 이곳 벤츠 본사 직원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이날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이 소형차 A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A45 AMG’, ‘CLA45 AMG’의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 첫날 깜짝 등장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는 한국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기자들 20여명이 전부였다. 체체 회장은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차를 타보니 어떤가”라고 물었고 “표정을 보니 신차에 다들 만족하는 것 같다”며 신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체체 회장은 이날 2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벤츠를 비롯해 AMG, 스마트 등을 거느린 다임러그룹을 이끌고 있는 거물로서는 파격적인 일이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직접 차를 타고 서킷을 돌아봤다. AMG의 수장을 맡고 있는 올레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AMG 회장과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포뮬러원(F1)팀 소속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 등과 차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AMG 엔지니어들은 체체 회장과 함께 차를 타고 질문에 답을 했다.
아직도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그가 2001년 다임러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시절 제품 홍보를 위해 멜빵바지를 입고 선보였던 콩트를 기억한다. 2005년 도쿄모터쇼에선 신형 S클래스를 소개하며 유명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지난해 A클래스 출시행사 때는 직접 맥주를 서빙한 적도 있다. 각종 시승행사나 신차 출시행사에 참석하는 건 흔한 일이다.
일본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달 17~20일 독일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했다. 직접 렉서스의 슈퍼카 ‘LFA’에 탑승해 핸들을 잡고 경기에 참가한 것. 레이싱 마니아로 잘 알려진 도요다 사장의 출전은 2007년과 2009년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세계 언론은 이날 그가 운전한 렉서스 LFA와 다시 모터스포츠에서 보폭을 넓히는 도요타의 부활을 비중 있게 다뤘다.
체체 회장과 도요다 사장은 독일과 일본 두 나라에서 다른 회사를 이끄는 리더이지만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지만 자사의 제품을 자동차 업계의 가장 최전선에서 알린다는 것이다. 또 두 리더 모두 자동차를 좋아하는 ‘카 가이(car guy)’로 유명하다.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동차 회사 리더는 선진 기술을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회사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영능력도 요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동차를 사랑하고 애정을 쏟는 모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자동차 마니아들이 가득한 서킷, 모터쇼 등에서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왜 갑자기 체체 회장이 없던 일정을 만들어 A45 AMG 시승행사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칼레니우스 회장은 웃으며 “(체체 회장은) 못 말리는 카 가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독일 하노버에서 남쪽으로 150㎞가량 떨어진 인구 1만5000명의 소도시 바트 드리부르크의 빌스터 베르크 서킷(자동차 경주장). 지난 12일(현지시간) 이곳 벤츠 본사 직원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이날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이 소형차 A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A45 AMG’, ‘CLA45 AMG’의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 첫날 깜짝 등장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는 한국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기자들 20여명이 전부였다. 체체 회장은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차를 타보니 어떤가”라고 물었고 “표정을 보니 신차에 다들 만족하는 것 같다”며 신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체체 회장은 이날 2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벤츠를 비롯해 AMG, 스마트 등을 거느린 다임러그룹을 이끌고 있는 거물로서는 파격적인 일이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직접 차를 타고 서킷을 돌아봤다. AMG의 수장을 맡고 있는 올레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AMG 회장과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포뮬러원(F1)팀 소속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 등과 차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AMG 엔지니어들은 체체 회장과 함께 차를 타고 질문에 답을 했다.
아직도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그가 2001년 다임러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시절 제품 홍보를 위해 멜빵바지를 입고 선보였던 콩트를 기억한다. 2005년 도쿄모터쇼에선 신형 S클래스를 소개하며 유명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지난해 A클래스 출시행사 때는 직접 맥주를 서빙한 적도 있다. 각종 시승행사나 신차 출시행사에 참석하는 건 흔한 일이다.
일본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달 17~20일 독일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했다. 직접 렉서스의 슈퍼카 ‘LFA’에 탑승해 핸들을 잡고 경기에 참가한 것. 레이싱 마니아로 잘 알려진 도요다 사장의 출전은 2007년과 2009년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세계 언론은 이날 그가 운전한 렉서스 LFA와 다시 모터스포츠에서 보폭을 넓히는 도요타의 부활을 비중 있게 다뤘다.
체체 회장과 도요다 사장은 독일과 일본 두 나라에서 다른 회사를 이끄는 리더이지만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지만 자사의 제품을 자동차 업계의 가장 최전선에서 알린다는 것이다. 또 두 리더 모두 자동차를 좋아하는 ‘카 가이(car guy)’로 유명하다.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동차 회사 리더는 선진 기술을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회사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영능력도 요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동차를 사랑하고 애정을 쏟는 모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자동차 마니아들이 가득한 서킷, 모터쇼 등에서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왜 갑자기 체체 회장이 없던 일정을 만들어 A45 AMG 시승행사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칼레니우스 회장은 웃으며 “(체체 회장은) 못 말리는 카 가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