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의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외국인의 '팔자' 기조가 11일 연속 이어지면서 1820포인트까지 밀려났다. 또 주 후반 외국인이 3년 선물을 1만4000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며 채권 약세 흐름을 주도했다. 외화유출 가능성에 커지며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도 하락했다.

증시, 채권, 원화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구체화면서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이탈 우려를 자극 중"이라며 "성격이 다른 자산가격이 같이 하락한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리플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연준의장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경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시장에 대해 당분간 외국인 이탈 우려가 있어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은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수준이라는 것.

박 연구원은 "현재 7.6%에 달하는 미 실업률이 0.3~0.4%포인트 떨어져야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다"며 "2011년 11월 8.5%이었던 실업률이 0.4%포인트 떨어지기까지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완화 축소와 경기회복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며 "경기가 회복되면 주식시장에 있어서도 나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