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중년의 적' 대사증후군
40대 이상 중년층에서 대사증후군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사증후군이란 대사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작용을 둔화시키는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환을 말한다.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과식, 약물남용 등이 주요인이다. 복부비만, 고지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중 세 가지 이상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최근에 관심을 끄는 것은 중년층 비만이다. 의학계에선 40대를 넘어 배가 나온 사람을 두고 십중팔구 대사증후군 상태로 본다. 어떤 전문의는 중년층의 볼록한 배를 만병의 근원이라고까지 했다.

중년층 비만의 주원인이 과거 지방 섭취에서 최근에는 단순당 섭취에 의한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사증후군에서 보이는 중성지방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를 꼽을 수 있다. 40대가 넘어가면 식사를 할 때 탄수화물(밥)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흰 쌀밥보다는 정제되지 않은 곡물인 현미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성 신증으로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방 섭취량 문제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섭취량에 대한 경우보다 더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30% 이내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총열량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운동은 혈당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1주일에 3~4시간, 또는 이틀에 1시간 정도의 정기적인 운동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혈당 조절, 심폐기능 및 혈중 지질치 개선에 효과가 가장 좋은 유산소운동을 권하지만 적당량의 근력 강화 운동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예전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원인과 위험에 대한 각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사증후군의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비만과 운동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사증후군 치료를 위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정기적인 운동이 가장 우선순위다. 그러고 난 뒤 위험인자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철우 <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