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야심 "노키아 인수 할 것"
중국 스마트폰·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세계 2위 휴대폰(스마트폰 피처폰 포함) 사업자인 핀란드 노키아를 인수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화웨이가 노키아 인수에 성공하면 노키아의 브랜드와 기술력 등을 이용해 현재 스마트폰 업계 강자인 삼성전자(휴대폰 세계 1위)나 애플(3위)도 위협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리처드 유 화웨이컨슈머비즈니스그룹 회장(사진)은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키아 인수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며 성사는 노키아의 의지에 달렸다”며 노키아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화웨이는 노키아의 인수에 대해 열려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그간 대규모 인수합병 없이 자체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유 회장의 이번 발언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회장은 “우리는 경쟁사와 차이를 줄이고 시장을 리드하는 업체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3~4개 기업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 회장은 “더 이상 피처폰은 팔고 싶지 않다”며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스마트폰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올해 5500만~60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세웠다.

유 회장의 발언이 전해진 후 빌 플루머 화웨이 대외부문담당 부사장은 “노키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보도 직후 노키아 주가는 11% 가까이 급등했다. 화웨이가 노키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다. 주로 저가 제품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화웨이는 중국에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단시간에 시장점유율을 확보했지만 세계 시장에선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가 존재감을 찾기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 AS망, 통신사와의 관계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노키아를 인수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화웨이엔 ‘남는 장사’일 수 있다.

한편 이날 화웨이는 영국 런던에서 새 스마트폰 ‘어센드 P6’를 공개했다. 6.18㎜의 얇은 두께에 무게 120g, 쿼드코어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젤리빈 운영체제(OS) 등 삼성과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에 필적하는 사양이지만 가격은 600달러로 더 싸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