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동성 커져도 해외 투자 늘리는 '대범한 개미'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대범한 개미들은 오히려 해외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18일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를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5월 1879억원으로 전월 대비 62.2% 늘었다. 이달 거래대금도 이날 기준 425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6월 들어 전 세계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해외 투자 문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 금융주들이 올 들어 500~600%씩 급등해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됐던 거래가 개별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들의 이 같은 투자 패턴은 과거 금융위기 때 높은 수익을 올린 선행학습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폭이 넓어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률 방어가 쉽다는 점 역시 해외투자의 장점으로 꼽혔다.

민성현 삼성증권 해외주식영업부 차장은 “일본만 봐도 지수는 많이 빠졌지만 개별 우량기업들의 주가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상당 부분 메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대안상품부 이사는 “지수 관련 ETF가 대부분인 한국과 달리 미국 증시에는 채권이나 외환 등과 연계된 ETF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가 제기되자 일부 거액 자산가들은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ETF 투자를 대거 늘렸다”고 전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인의 해외 투자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는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는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되고, 일본 증시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줄어 새로운 투자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