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전설'도 손든 중국시장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도 중국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펀드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앤서니 볼튼(사진)이 17일(현지시간) 은퇴를 선언했다. 자신이 주도해 출시했던 피델리티의 ‘차이나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의 운용도 내려놨다.

2007년 이미 한 차례 은퇴를 선언했던 볼튼은 2010년 4월 차이나펀드 운용을 맡으며 “중국 시장을 무대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3년여가 지나며 차이나펀드는 1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볼튼은 내년 4월까지 해당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었다.

차이나펀드 실적은 그의 명성에 크게 못 미친다. 볼튼은 피델리티에서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를 2007년까지 28년간 연평균 19.5%의 수익률을 올린 바 있다. 볼튼은 “차이나펀드 운용을 맡았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운용 손실로 불명예 은퇴를 하게 됐다. 이는 11.9%(연율 기준)에 달했던 중국 성장률이 8%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중국 증시 자체가 침체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볼튼은 “중국 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에서 승승장구했던 볼튼이 중국의 특수성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