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만 봉입니까?"

기획재정부가 고액연봉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오는 8월 초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근로자 소득공제 중 일부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오는 8월 발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고액 연봉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며 “중산층 이하 근로자의 세부담은 현재보다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득공제란 총 급여에서 근로자의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일부 금액을 뺀(공제한) 뒤 과세표준액을 산출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세액공제는 과세소득 금액에 세율을 곱해 세액을 산출한 뒤 일정액을 세금에서 빼는 방식이다. 소득공제는 공제 항목의 지출이 클수록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자녀가 많은 집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다자녀 추가 공제는 이르면 내년부터 세액공제로 바뀔 전망이다.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개인연금저축 등에 적용하는 소득공제도 축소 대상으로 꼽힌다.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해서도 단계적 축소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세액공제는 공제 항목이 늘어난다. 현재 50만원인 근로소득 세액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고소득 직장인들의 조세 저항에 부딪힐 수 있어 실제 개편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손쉽게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직장인의 유리지갑에 손을 댄다’고 비판하고 있다. 근로소득자는 소득을 숨길 수 없는 유리알 지갑인 반면 자영사업자는 매출을 누락시키거나 경비를 과다 계상해 소득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상에서 이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네티즌 'vato****'는 "정말 고소득층은 놔두고 고연봉자만 잡는다"며 "신입사원부터 수십년간 일해서 연봉 좀 오르니 세금이다 연금이다 건강보험이다 다 떼가고 집 대출금은 아직도 많이 남났는데 생활비는 늘고, 그런데 세금을 더 뗀다니.."라며 허탈해 했다.

이 네티즌은 또 "자산 많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하고도 자산이 느는데 봉급자는 아무리 연봉이 늘어도 항상 제자리"라며 "희망이 안보인다"고 일갈했다.

또다른 네티즌 'pks4****'는 "자영업자나 변호사나 의사나 회사원이나 정말 공평하게 세금 물리고 그리고 혜택도 공평하게 주어 진다면 불만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직 유리지갑 월급쟁이들만 토요일 일요일 없이 일하고 야근까지 해가면서 벌어도 아이 키우고 사는데 힘들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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