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해운대역과 동부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을 집중 검문 검색하던 중 서성거리는 이대우를 발견, 곧바로 체포했다. 검거 당시 이대우는 자포자기한 듯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대우는 줄무늬가 있는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고 베이지색 모자를 깊게 눌러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대우를 해운대경찰서로 압송, 도주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대우에 대한 기초조사를 벌인 뒤 수갑을 찬 채 달아났던 전주지검으로 압송키로 했다.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난 이대우는 검찰과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국에서 신출귀몰하며 다녔다. ‘제2의 신창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검경의 허를 찌르는 도주 경로를 골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대우는 남원지청에서 달아난 뒤 택시를 타고 전북 정읍으로 빠져 나갔다. 이후 택시를 갈아타고 광주역 근처 마트에서 현금 30만원을 인출한 뒤 사라졌지만 검경은 이 같은 사실을 나흘 뒤인 24일에야 확인했다.
경찰은 이때부터 광주와 전남 일대를 샅샅이 훑었지만 정작 이대우는 지난달 27일 연고지인 서울에 잠입, 종로에 있는 교도소 동기를 만났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대우가 이 지인을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첩보를 입수, 잠복에 들어갔지만 허탕만 쳤다.
종적을 감춘 이대우는 12일 오후 9시께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폐가 근처 동네 슈퍼마켓 주인에게 발견됐다. 부산은 이대우의 연고지로 분류되지 않은 곳이다.
이대우는 13일 오전 폐가 철거 작업을 하는 업체 사장과 맞닥뜨린 뒤 급히 달아났다. 경찰은 14일 오전 11시가 다 돼서야 이대우의 부산 잠입 사실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들어가 이날 검거했다.
그는 이날 오후 11시10분께 전주지검으로 압송된 뒤 “가족과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도주 동기에 대한 질문에는 “그만합시다. 죄송합니다. 죽고 싶다”며 자세한 대답을 피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