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이채원의 강세론' vs '이종우의 약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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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전자였다. 지난 7일 JP모건의 보고서로 촉발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14일 136만9000원으로 0.88%(1만2000원) 상승 마감하며 어느 정도 진정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성장성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신중론자로 꼽히는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의 시각을 통해 삼성전자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와 향후 주가 흐름을 점검해 본다.
"수급, 일시적으로 꼬인 탓…최근 주가 하락 비정상적"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른바 삼성전자 ‘예찬론자’는 아니다. 그 또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앞으로 얼마나 팔릴지 궁금하다고 했다. 반도체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를지에도 의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하락은 ‘비정상적’이라고 단언했다. 현 시점에서 가격이 싸다는 점에 동의하며 삼성전자 ‘옹호론’을 폈다.
이 부사장은 “요즘처럼 실적 전망이 흔들릴 때는 오로지 현재의 숫자만 놓고 판단하면 명쾌하다”며 “삼성전자가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4 등 스마트폰 판매 예상치를 시장에서 잔뜩 부풀려 놓고 이제와서 그 전망을 다소 낮춘다고 주식을 내던지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가”라고 반문했다. 외국인들의 투매에 국내 투자자들까지 흔들려선 안된다는 판단이다.
이 부사장은 “당장 올 2분기 영업이익만 해도 예상치가 최근 한때 11조원에 육박했었다”며 “솔직히 분기당 9조원만 넘게 벌어도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1년 벌면 36조원쯤 되는데 세금 등을 떼고 순이익이 30조원이라 가정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도 안 된다”며 “작년에 주가가 고점을 찍고 추락한 애플도 현재 PER 11배가 넘는데, 삼성전자를 비싸다고 한다면 투자할 만한 주식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내년에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삼성전자처럼 그동안 보여준 성장 스토리를 뛰어넘는 곳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철저히 꼬인 수급 탓이라고 분석했다. 양적완화 종료 우려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총알’이 부족한 국내 기관들이 이를 받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란 얘기다. 이 부사장은 “회사가 제시하고 있는 가이던스(예상 실적)는 설득력이 있다”며 “일단 2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이익 증가 속도 둔화 우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높은 이익 증가를 발판삼아 계단식 상승을 반복해온 ‘모멘텀 주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향후 이익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국인 매도에 따른 조정으로 치부해선 안된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했던 1995~1996년 △30만원대로 올라선 1999~2000년 △100만원을 넘어선 2011년은 각각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출시에 따른 반도체 붐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선 휴대폰 사업 호조 △스마트폰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20조원 돌파 기대 등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1990년대와 2000년대 한 차례 레벨업을 이룬 주가는 이후 반도체 공급과잉과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성장 둔화를 배경으로 이익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주가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분기당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면서 주가도 150만원대로 뜀박질했다”며 “영업이익 규모가 9조원을 밑돌 경우 과거 경험상 주가가 100만원대까지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0%에 달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도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센터장은 “삼성이 주력으로 하는 고급폰은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반면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폰의 수요가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향후 이익 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외국인에 더해 국내 기관들의 실망 매물까지 겹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했다.
강지연/안재광 기자 serew@hankyung.com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른바 삼성전자 ‘예찬론자’는 아니다. 그 또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앞으로 얼마나 팔릴지 궁금하다고 했다. 반도체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를지에도 의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하락은 ‘비정상적’이라고 단언했다. 현 시점에서 가격이 싸다는 점에 동의하며 삼성전자 ‘옹호론’을 폈다.
이 부사장은 “요즘처럼 실적 전망이 흔들릴 때는 오로지 현재의 숫자만 놓고 판단하면 명쾌하다”며 “삼성전자가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4 등 스마트폰 판매 예상치를 시장에서 잔뜩 부풀려 놓고 이제와서 그 전망을 다소 낮춘다고 주식을 내던지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가”라고 반문했다. 외국인들의 투매에 국내 투자자들까지 흔들려선 안된다는 판단이다.
이 부사장은 “당장 올 2분기 영업이익만 해도 예상치가 최근 한때 11조원에 육박했었다”며 “솔직히 분기당 9조원만 넘게 벌어도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1년 벌면 36조원쯤 되는데 세금 등을 떼고 순이익이 30조원이라 가정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도 안 된다”며 “작년에 주가가 고점을 찍고 추락한 애플도 현재 PER 11배가 넘는데, 삼성전자를 비싸다고 한다면 투자할 만한 주식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내년에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삼성전자처럼 그동안 보여준 성장 스토리를 뛰어넘는 곳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철저히 꼬인 수급 탓이라고 분석했다. 양적완화 종료 우려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총알’이 부족한 국내 기관들이 이를 받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란 얘기다. 이 부사장은 “회사가 제시하고 있는 가이던스(예상 실적)는 설득력이 있다”며 “일단 2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이익 증가 속도 둔화 우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높은 이익 증가를 발판삼아 계단식 상승을 반복해온 ‘모멘텀 주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향후 이익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국인 매도에 따른 조정으로 치부해선 안된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했던 1995~1996년 △30만원대로 올라선 1999~2000년 △100만원을 넘어선 2011년은 각각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출시에 따른 반도체 붐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선 휴대폰 사업 호조 △스마트폰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20조원 돌파 기대 등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1990년대와 2000년대 한 차례 레벨업을 이룬 주가는 이후 반도체 공급과잉과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성장 둔화를 배경으로 이익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주가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분기당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면서 주가도 150만원대로 뜀박질했다”며 “영업이익 규모가 9조원을 밑돌 경우 과거 경험상 주가가 100만원대까지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0%에 달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도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센터장은 “삼성이 주력으로 하는 고급폰은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반면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폰의 수요가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향후 이익 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외국인에 더해 국내 기관들의 실망 매물까지 겹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했다.
강지연/안재광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