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지주 회장 내정자 "국민은행장 철저히 능력만 보고 선출"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임영록 KB지주 사장(사진)은 “철저히 업무 능력을 기준으로 차기 국민은행장을 뽑겠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외이사들과 협의를 먼저 해야 하지만 차기 국민은행장의 조건은 ‘무조건 일 잘하는 사람’ ‘은행을 가장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KB지주는 회장과 사장, 사외이사 2명 등 4명으로 구성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통해 은행장을 뽑도록 돼 있다.

임 내정자는 최근 KB지주의 회장 선임 문제로 국민은행의 업무가 오랫동안 사실상 마비된 점을 우려했다. 그는 “은행은 상반기 농사가 중요한데 회장 선출로 인해 KB지주는 물론 계열사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차기 은행장은 이런 조직 분위기를 잘 다독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장 선임 절차는 임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하는 7월12일 이후에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아끼는 것이 좋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엔 “이달 말 발표될 정부의 매각 방안을 보고 대응방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불만을 제기했다. 임 내정자는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는 명분으로 출근을 막고 있다”며 “2010년부터 3년간 KB지주 사장으로 일해 왔는데 낙하산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7일부터 서울 명동 본점에서 임 내정자의 출근 저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 내정자는 “소통 능력을 살려 현안들을 헤쳐나갈 수 있다”며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13일 이임식을 갖고 32년 은행원 생활을 마감한다. 민 행장은 1981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충무로·영동지점장을 거친 뒤 2010년 은행장에 올랐다. 국민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옥찬 부행장을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