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은행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은행주 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들이 은행주를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관의 은행주 매수는 △미국과 유럽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도 동조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선 화학 건설 등 다른 경기민감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 안정성 △주당순자산비율(PBR) 0.6배를 밑도는 저평가 매력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매도에도 기관 매수 늘어…은행주 상승세
그러나 최근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그룹 리스크가 커지면서 하반기 중 은행 충당금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은 산업은행을 제외한 상장 은행들의 STX팬오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아 2분기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인 STX조선도 1분기 중 순자본이 5400억원까지 감소해 현 추세라면 2~3분기 중 자본 잠식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011년 하반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마진 하락세도 하반기까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대출 가산금리 인하 압력과 경쟁 요인 등까지 고려하면 연내 마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은행주 주가는 하반기에도 반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 분석에 따르면 대출 증가율이 현재보다 2%포인트 정도 개선되고, 시장금리가 약 100bp 정도 상승할 경우 은행 평균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는 2%포인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ROE의 상승 전환은 은행주 반등의 본격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은행주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하반기 이슈는 우리금융 민영화다.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방은행과 증권 관련 자회사 매각 후 우리은행도 지주사와 합쳐 매각하는 분리 매각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고가 입찰 원칙에 따라 경남은행 매각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소액주주들도 수혜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남은행 순자본은 약 2조원으로 이 중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56.97%만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소액주주들은 주식교환을 통해 DGB금융이나 BS금융 주식을 취득하게 되는데, 피인수 은행의 주가 하락으로 주식교환 비율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우리금융 주가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매도에도 기관 매수 늘어…은행주 상승세
하반기 주목해볼 만한 종목으로는 하나금융과 KB금융이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완전 자회사에 따른 ROE 개선 효과, 장기적인 시너지 발생 가능성 및 점진적인 외환은행 이익 정상화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다. 현 PBR이 0.5배에 불과해 가격 매력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KB금융은 최근 신임 CEO가 임영록 현 사장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단기 모멘텀 부재에 따른 우려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위원 cuchoi@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