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속 타는' 국내 증시 … 코스피, 삼성전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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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급락한 증시가 쉽게 상승 추세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세가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수급 개선이 국내 증시 반등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0포인트(0.27%) 오른 1929.05로 제한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0선을 회복한 것도 잠시 지난주 코스피는 1920선으로 미끌어졌다. 지난 5일부터 단 이틀 새 70포인트 이상 빠졌다.
지난 7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9319억 원 순매도를 보여 올 들어 가장 큰 순매도 규모를 나타냈다.
코스피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의 가장 큰 원인은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7일 외국인이 순매도한 9000억원 중 6600억 원 이상이 삼성전자에 몰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6% 이상 폭락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당초 예상치(8000만 대)보다 낮은 7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갤럭시S4의 모멘텀이 갤럭시S3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 원에서 19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4'의 판매부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다.
이틀 사이에 7% 이상 폭락한 삼성전자는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반등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현재 전 거래일보다 4000원(0.28%) 오른 14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물이 장벽으로 풀이된다. 현재 외국계 창구를 통한 삼성전자의 순매도 규모는 12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전체 코스피 종목 중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삼성전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은 666억 원어치를 팔고 있다.기관도 36억 원 매도 우위다. 개인만 685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가 다시 2000선 등정을 시도하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회복과 외국인 매도세 진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코스피의 부진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 때문" 이라며 "시장의 방향성 역시 삼성전자의 주가 변화에 연동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봤을 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의 수직계열화로 앞으로의 제품 사양 경쟁에서도 우월한 입지를 지켜갈 것" 이라며 "하반기의 모든 부정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23.4%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위협할 업체는 없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고급 스마트폰 예상 판매량을 1억3000만 대로 제시했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전략 변화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말 이후 외국인은 개별 종목에서 순매수해 왔지만 지난주엔 이마저 매도세로 반전했다" 며 "만약 삼성전자 순매도에 따른 것이라면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되겠지만 펀드 자금 유출 탓이라면 좀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시장 주도력이 약해지면서 정보기술(IT) 위주의 업종 주도권이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대안 찾기가 진행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며 "삼성전자 단기 방향성 훼손으로 최소한 2~3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시장 주도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강지연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