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창업 트랙' 신설…창업 권하는 사회로 바꾸어야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있을 때 학교에서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받아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구글을 창업하지 못했을 겁니다.”(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학생 10여명과 함께 학교 안에 회사를 세웠는데 교수님들께 많은 꾸지람을 받았습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나려고 합니다.”(서울대 대학원생 A씨)

지난 4월 방한한 페이지 최고경영자(CEO)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꺼낸 이 일화는 비슷한 시기 창업 후 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서울대 학생 이야기와 비교되면서 화제가 됐다. 새 정부 들어 청년 창업을 활성화시키는 ‘창조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창업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한국 대학의 분위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이같이 ‘창업을 권하지 않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해법을 찾는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3’ 행사가 10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과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주관하는 포럼에서는 꿈과 끼, 도전 정신을 갖춘 글로벌 창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스트롱코리아 2020 보고서를 발표하는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위원)는 학문을 연구하는 기존 교육 과정과는 별도로 대학에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산업계 리더를 양성하는 ‘창업 트랙(스트롱코리아 플러스 프로젝트)’ 신설을 제안한다. 논문 실적 부담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창업 프로젝트 실무를 익히게 하려면 새로운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스트롱코리아 2020 보고서팀의 결론이다.

‘창조경제와 벤처창업’을 주제로 한 대토론회도 열린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목 미래부 제1차관, 임덕호 한양대 총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창조경제의 핵심인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이 차관은 오후 ‘창조경제를 통한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 실현’을 주제로 특별 연설도 한다.

‘창조경제 시대, 과학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한 특별 세션도 마련된다. 박구선 KISTEP 부원장은 ‘창조경제시대, 과학기술이 동력이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과학기술과 ICT,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되려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미래시장연구실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신성장동력 육성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이날 행사에는 최문기 미래부 장관,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이준승 KISTEP 원장을 비롯해 한덕수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김종갑 지멘스 회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 등 기업 CEO,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김종준 하나은행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등 금융계 CEO, 박종구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등 대학 인사,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장호남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과학계 리더들이 참석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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