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업종 침해 오해살라…유통업체 M&A 쉬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농협은행·흥국자산운용(지분율 총 12.2%)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중견 가구회사 리바트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 등 현대백화점 계열사의 리바트 지분율은 30.7%(지난 3월 말 기준)로 최대주주지만 그동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이 경영에 나선 것에 대해 회사 측 설명과 증권가의 분석은 엇갈린다. 증권가에선 현대건설이나 현대산업개발 등이 짓는 아파트나 건물에 빌트인으로 가구를 납품,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적극 고려했지만 리바트가 옛 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이런 반응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진출한다는 지적을 받을까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짝을 이뤄 준비해 온 동양매직 본입찰에 최근 참여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양매직의 정수기 사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 후보에 거론되고 있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것.

매물로 나온 웅진식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신세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인수주체로 나선 신세계푸드가 웅진식품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그룹 고위층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중소기업 보호가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대기업의 식품업 진출에 어떤 여론이 조성될지 확신하지 못한 게 중요한 이유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송종현/하수정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