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취임 100일] 외교·안보 후한 점수…소통·인사시스템 개선해야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전반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 100명 중 절반 가까이(48명)는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9명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보통’ 점수를 준 전문가들은 32명이었다.

◆소통능력 54점, 현황파악능력 71점

박 대통령의 리더십 항목별 평가에서는 엇갈렸다. ‘소통능력’은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 ‘갈등조정능력’도 59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이에 비해 ‘비전제시능력’과 ‘현황파악능력’은 각각 70점, 71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에서 고쳐야 할 점을 묻는 질문(주관식)에서 ‘소통’ 문제를 꼽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국민과의 소통뿐 아니라 장관 및 참모진과의 의사 소통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주변의 평판보다는 과거 인간관계에 의존한 인사나 행정관료 및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를 선호하는 스타일을 버리고 좀 더 열린 인재등용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연성 부족’을 꼽는 지적도 있었다. 공약을 무리하게 지키려는 데 따를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가장 잘한 일은 ‘대북정책’

취임 후 100일간 가장 잘한 일로는 ‘대북 및 외교정책’이 꼽혔다. 대북정책 평가에서는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64.0%로 높았다.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10.0%로 낮았다. 과거와 달리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지 않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원칙 아래 일관되고 자신감 있게 대처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개성공단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잘하고 있다’가 64.0%로 ‘잘못하고 있다’(9.0%)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보통이다’는 응답률은 17.0%였다.

대북정책 다음으로 ‘방미외교’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품격 있는 모습을 세계에 알려 재외동포 및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부동산대책 등으로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선 점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를 돕는 것도 ‘잘한 일’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가장 못한 일은 ‘인사’

반면 100일간 가장 못한 일로는 ‘장·차관 및 청와대 참모 인사’가 가장 많이 꼽혔고, ‘정치권과의 소통’을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경제살리기’에 대해선 경제민주화가 고강도 세무조사 등으로 확산되면서 기업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못한 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남은 기간 국정운영에 대해선 기대감이 높았다.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란 응답률이 64.0%였고 ‘지금과 비슷할 것’ 18.0%, ‘더 나빠질 것’ 7.0% 등이었다. 무응답률은 11.0%였다.

박근혜 대통령 말말말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 (3월19일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국민이 모르는 것은 없는 것과 똑같다.” (5월1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좋은 정책이나 제도도 국민이 모르면 없는 것과 똑같다며 강조한 말)

▷“소련이 핵무기가 모자라서 무너진 것은 아니다.” (5월15일 정치부장 간담회에서 핵이 북한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며)

▷“손님 대접에만 치중하는 공관은 존재 이유 없어.” (5월21일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재외국민들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를 강조하며)

▷“털끝만한 생각 차, 결과는 천리 차.” (5월2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어떤 철학과 기조와 정신을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며)

▷“신(神)이 나에게 48시간을 주셨으면….” (5월31일 출입기자단과 오찬에서 취임 100일간 바빴다고 전하며)

정종태/추가영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