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 건축강판 럭스틸 브랜드 출범식에서 강판으로 만든 디자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경DB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 건축강판 럭스틸 브랜드 출범식에서 강판으로 만든 디자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경DB
“경기가 나쁠수록 한발 앞서 투자하는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제9컬러강판 라인을 만들고 고급 제품 위주의 생산능력을 갖추겠습니다.”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51)은 31일 기자와 만나 “컬러강판 연산 100만 체제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가전 제품용 고급 강판인 ‘앱스틸’과 건축 자재용 컬러강판 ‘럭스틸’의 두 축으로 간다”고 했다. 철강 불황을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과 보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뚫겠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2010년 12월부터 동국제강그룹 내 냉연강판 전문회사인 유니온스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형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끄는 재계의 대표적 형제 경영인이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1996년 동국제강에 입사, 해외 지사와 기획실을 두루 거쳤다.

장 사장은 “신규 자금은 서울 대치동 사옥을 매각하고 확보한 자금으로 조달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새로운 착색도장설비(CCL) 라인에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투자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이 아니라 생산체제를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철강업은 2~3년 호황을 누리면 그후 한동안은 경기가 꺾이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기 일쑤”라며 “장치산업인 철강업은 원가 절감과 수요 창출을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스틸이 생산하는 컬러강판은 가전제품, 가구, 자동차 부품, 산업기기의 재료로 쓰인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일반 공모를 통해 가전용 강판 브랜드를 앱스틸로 정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백색가전 업체의 제품 판매량에 따라 경기 부침이 심하다. 장 사장은 “라인을 깔기 위해선 10개월여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장 수요를 보고 증설에 들어갈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2011년 B2B(기업 간 거래)가 대부분인 철강 분야에 건축용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도입하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다른 업체와의 확실한 제품 차별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다.

장 사장은 건축용 강판 시장과 관련, “건설 경기가 아직까진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결국엔 아파트에서 개인주택과 전원주택 위주로 건설 개념이 바뀌어 갈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건축용 자재가 대리석, 유리 위주에서 철강재로 대체될 것이라는 의미다.

해외시장에선 건축 강판이 선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 사장은 “중국 고급주택 시장에서 럭스틸 브랜드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며 “최근 중국 업체와 주택 시공 때 럭스틸을 사용하고 시방서에도 이를 명시토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영목표에 대해선 “단독 기준으로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회사가 불황을 뚫고 얼마나 건실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