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보합권에서 신중히 방향을 찾고 있다. 일본발(發) 변수가 유효하게 지속되는 가운데 긍정과 부정적 양면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7일 오전 10시 5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0포인트(0.26%) 상승한 1978.55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한때 2000선에 근접했다가 일본 등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탓에 1970선으로 다시 밀려났다. 일본 증시는 지난 23일 장중 7.32% 폭락, 1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경제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에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일부터 나타난 일본발 변동성 요인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의 속도 조절이 주는 긍정적 효과와 미국발 유동성 축소 우려가 같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시작된 양적완화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일본 정부가 엔화약세를 강하게 유도할 명분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가파른 엔화약세를 부담스러워했던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엔화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본 증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행(BOJ)의 유동성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 연구원은 "일본 국채금리의 급등세는 BOJ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기에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시장의 회의론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노믹스의 변화가 일본의 대내외 요인들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디플레이션 타개와 경기 회복이라는 '아베노믹스'의 긍정적 면에 초점이 집중됐었다면 앞으로는 부정적 측면인 재정우려(금리상승 리스크)도 동시에 고려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미국 국채 금리와 일본 소비자물가에 달려있다"며 "미 국채 금리가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상승하는 경우에도 일본은행은 국민총생산(GDP)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일본 국채 매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경기회복에 따라서 BOJ가 현재 실시 중인 유동성 공급 규모를 더 확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일본 증시가 조정세를 보이면서 일부 관심이 국내 시장으로 옮겨올 수도 있어 보인다.

오 연구원은 "일본의 속도 조절이 한국 증시의 차별화를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주초 아시아시장에서 큰 변동이 없다면 일본발 조정이 주는 과열의 해소, 균형찾기라는 긍정적인 면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