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인 ‘허원근 일병 의문사 사건’의 재판이 대학 캠퍼스 법정에서 열린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부장판사 강민구)는 고인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의 최종변론을 성균관대 로스쿨 모의법정에서 개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판 후에는 40분간 방청객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며 이번 재판에선 최종선고를 내리지 않는다.

서울고법이 대학 캠퍼스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재판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와 친밀도를 높이고 법원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캠퍼스 열린 재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서울고법은 ‘캠퍼스 열린 재판’을 정례화해 오는 7월에도 대학 캠퍼스에서 재판을 열 계획이다.

‘허원근 일병 의문사 사건’은 1984년에 발생한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이다. 지금까지 군수사기관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포함한 국가기관에 의해 10여차례 조사가 진행되었으나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엇갈려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2년 9월 허 일병이 타살되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두달 뒤 허 일병이 자살했다고 결론내렸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10년 2월 허 일병의 사망을 타살로 판단하고, 국가는 고인의 유족에게 총 9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망경위를 둘러싼 법의학자들의 의견도 갈리는 만큼 사망경위와 법의학점 쟁점에 대한 원고와 피고 양측의 치열한 논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서울고법 관계자는 예상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