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돌파를 눈 앞에 두고 다시 한 발자국 물러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를 조기 축소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수 발목을 붙잡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달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3일 오전 10시 5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3.39포인트(0.67%) 내린 1980.44를 기록 중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98포인트를 넘어서며 20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다만 지수를 끌어올린 외국인이 닷새만에 '매도'로 전환하면서 지수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의원이 이르면 6월부터 매달 850억달러 상당에 달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미 Fed 의장도 고용지표 등을 감안해 채권매입 규모가 변동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자산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2%를 돌파했다.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하며 엔·달러 환율이 4년 7개월래 최고치인 103엔을 돌파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주식시장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 증시가 고점을 형성한 상황에서 미 FOMC 의사록 결과는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도 라운드 넘버인 2000선에 다다른 만큼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달에는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할 만한 모멘텀(동력)이 부족하다"며 "반면 6월에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수 흐름이 잠시 주춤하겠지만, 이후 대외 모멘텀에 힘입어 2000선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고,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코스피지수가 상단에 근접한 만큼 빠르면 6월 경, 연간 코스피 상단인 2040선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펀더멘털이 강화되기 전까지는 제한적인 등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기 보다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