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양적 완화(QE) 정책을 조기 축소 또는 종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현행 경기 진작을 위한 통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시사하고 있음에도 지나친 유동성 확대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열린 정례 회의에서 '상당수 위원'이 현행 매달 850억달러 상당의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탄력을 받고 성장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이르면 내달부터라도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지난번 회의에서도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지만, 회의를 거듭할수록 통화량 확대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위원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부분 위원이 경기 부양책을 도입하고 나서 노동 시장이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인정하는 가운데 정책을 변경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줄이려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위원이 아직은 다수인 셈이다.

다음 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6월 18∼19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양적 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미국 중앙은행 의사록이 공개되자 큰 폭으로 떨어지며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0.41포인트(0.52%) 내린 1만5307.17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81포인트(0.83%) 떨어진 1655.35를 기록했다.
특히 나스닥 종합지수는 38.82포인트(1.11%)나 하락한 3463.30으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Fed의 기준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당초 다우와 S&P 500 지수는 이날 의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초반 진술에서 `현행 경기 부양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강하게 시사하자 1%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의사록이 공개되자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경닷컴 뉴스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