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지분 80%이상 늘 듯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한국타이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조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주사 지분율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해 1조59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신주 8332만주를 한국타이어 보통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달 7일부터 7월2일까지 한국타이어 3200만주를 주당 4만9843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보통주를 공개 매수하고, 그 대가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신주를 배정하는 식이다.
이번 증자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주사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증자에 참여할 경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주주 지분율은 36.22%에서 80%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자회사로 편입될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엇갈렸다. 이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으로 8.47% 급락한 1만8900원에 장을 마친 반면 한국타이어는 전날보다 0.95% 오른 5만3300원에 마감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를 자회사로 편입한다 해도 다른 지주사와 비교해 큰 매력은 없다”며 “지주사를 통해 한국타이어를 간접 보유하는 것보다 직접 보유하는 것이 투자자에게는 더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좋다”며 “지주사 전환으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한국타이어의 향후 실적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된 뒤 한국타이어의 배당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에서 배당받아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의 배당 성향이 높아질 확률도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