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스트레스가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의 마라 마더 교수진은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하면 되레 지나치게 낙관적인 상황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트레스는 특정 상황에서 사람을 긍정적인 측면을 과도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메커니즘은 이렇다. 스트레스는 뇌 속의 ‘도파민’ 수치를 높인다. 도파민은 흥분, 쾌락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신경 전달물질이다. 이 수치가 올라가면 다양한 자극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려는 보상 심리가 극대화된다. 그럴 경우 좋은 점만을 생각하고 단점은 무시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 마더 교수는 “도파민 수치가 극도로 올라가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성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과감하고 충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특정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험 요소를 간과하고 ‘모든 일이 잘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는 것. 마더 교수는 “이는 도박, 마약 등에도 쉽게 빠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평소 지인들에게서 지나치게 긍정적인 경우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면 혼자서 상황 판단을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해지면 뇌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예일대 생물정신학과의 로거 피트만 교수진은 2011년 스트레스 지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면 뇌 크기가 줄어들고 뇌 지방이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피트만 교수는 “뇌경색 등이 발병할 가능성도 커진다”며 “평소 스트레스 지수를 잘 체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