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를 헐값에 사들인 뒤 각종 사이트의 가입 포인트로 받은 영화예매권 등을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주민등록번호 17만개를 도용해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 포인트로 영화예매권을 받은 뒤 이를 시중에 되팔아 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주민등록법 위반 등)로 임모씨(35)를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주민등록번호 17만개를 구입해 21개의 사이트에 5만3000여건의 회원가입을 하고 받은 포인트를 영화예매권 등 상품권으로 바꿔 2억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주민등록번호를 각각 6만개에 200만원, 1만개에 100만원, 10만개를 10만원에 구입해 회원가입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입한 사이트는 유명 소셜커머스, 영화예매, 쇼핑 사이트 등으로 회원 수가 영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점을 노렸다. 한 사이트는 가입 축하 포인트로 8000포인트를 주고 이를 영화예매권으로 바꿀 수 있어 영화 예매권 1만장을 얻어내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받은 영화예매권이나 상품권은 인터넷 사이트의 판매·교환 게시판 등을 통해 판매했다.

그러나 이들은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통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구입한 주민번호는 재판매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범죄를 또 저질렀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