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폭탄 피하자" 미니점포 열풍
지난 12일 경기 고양시 화정동 빵집인 도너타임. 19.8㎡ 규모의 테이크아웃 매장의 노란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파는 빵은 도넛 5종과 크로켓 5종이 전부. 규모는 작지만 한 달 매출은 2400만원이나 된다. 지난달 순이익은 500만원에 육박한다. 매출 대비 이익률이 20%를 초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주에게 제시하는 수익률(12%)을 훨씬 웃돈다. 장영학 도너타임 대표는 “월 임대료가 150만원 정도로 다른 대형 빵집의 반값도 안 돼 이익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창업시장에 미니점포 바람이 불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과다한 창업비용 탓에 중대형 점포 창업이 주춤한 사이 투자비 거품을 뺀 미니 점포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와플 전문매장인 와플반트가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는 2011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1호점을 선보인 뒤 2년 남짓한 기간에 175호점을 새로 냈다. 와플반트는 16.5㎡ 이하, 테이크아웃을 기본으로 한다. 최현순 홍보팀장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푸드코트에 입점한 가맹점들은 하루 매출이 150만~180만원에 이르고 있어 숍인숍 형태의 매장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놀부NBG도 지난 3월 말 미니 중식당인 차룽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서울 가산동의 복합쇼핑몰인 ‘하이힐’ 7층 푸드코트에 문을 연 1호점은 18.81㎡에 불과하지만 주말에는 하루 1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짜장면, 짬뽕, 볶음밥, 탕수육, 깐풍기 등으로 통상 중식당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핵심메뉴만을 파는 게 특징이다. 권태우 놀부NBG 미래전략팀장은 “차룽익스프레스 모델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올여름에는 동네상권에서 두 명이 운영할 수 있는 소형 중식당을 수도권 지역 3~4곳에서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3.3㎡당 150만원 선인 인테리어비를 감안하면 6000만원 정도를 들여 한 달에 300만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도 “잠실에 2호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프랜차이즈 형태로 100개 점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자영업시장의 폐업률이 올라가면서 방어적인 소자본창업 패턴이 뿌리를 내리는 추세”라며 “동네상권에서 1억원 이하의 자본으로 300만~4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