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KDB대우 사장 "수익 나겠지…막연한 기대로 해외 가면 쪽박"
“5~10년 장기 투자를 하다보면 수익이 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로 추진하는 해외 진출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더라도 사전에 수익 창출 방안을 다 짜놓고 첫 해부터 이익을 낼 수 있는 해외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58ㆍ사진)은 지난 8일 서강대 마테오관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 나눔과 비전’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특강에서 김 사장은 “국내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속도감 있는 해외 진출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대우증권이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딩(eTrading)증권을 인수한 것이 이 같은 ‘속도감 있는 해외 진출’의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2007년부터 이트레이딩증권의 2대 주주로 참여해 전산 기술과 마케팅 등을 지원함으로써 이트레이딩증권이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로 자리잡는데 도움을 줬다.

김 사장은 “이트레이딩증권은 매년 7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은 수익 창출 전략이 아직 불확실해 본격적인 진출을 미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국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리지가 부진하더라도 고객 기반을 유지해야 금융상품 판매 등 다른 영업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다”며 “금융상품 판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해외 상품 조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