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자니 스키키’는 단막의 비교적 짧은 오페라다. 하지만 주인공의 딸 라우레타의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 하나만으로 불멸의 명작이 됐다. 이 노래는 단순하면서도 넓은 진폭의 아름다운 선율로 인기가 높지만 내용은 제목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연인과의 결혼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피렌체의 명물인 폰테 베키오 다리에서 아르노 강으로 몸을 던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위협보다는 애교 섞인 애원에 가깝다.

어버이날이다. 부모를 향해 ‘사랑하는’이란 수식어를 붙일 줄 아는 자식을 두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가족 관계는 건강할 것이다. 자니 스키키 역시 딸이 사귀는 남자를 용인한다. 부모를 사랑하는 딸 아닌가.

유형종 < 음악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