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Soul을 만나다]"저는 소위 `간 부은` 동양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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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지영 기자] 한국이름 김숙영, 프랑스 네임 김 베르나당. 이름만 들어서는 그가 누구인지 한 번에 알아볼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에서 꽤 유명하다. 그는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고 그 곳에서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직 디자이너이다.
국내에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진출한 경우는 많지만, 국내에는 매장 하나 없이 외국에서 오히려 알려진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패션디자이너 김 베르나당이 더욱 궁금하다. 마침 유학 온 아들을 보기 위해 그가 9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기자에게도 그다지 많은 정보가 공유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아주 사소한 것부터 질문해나가기 시작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인터뷰 결과 그는 이 말이 무척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 “똑같은 옷 두 번 입은 적 한 번도 없어요~”
김 베르나당은 원래 스튜어디스였다고 했다.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을 하면서 자주 파리나 뉴욕을 가게 됐는데, 우연히 유학을 할 기회가 생겨서 파리로 가 패션 공부를 하게 됐다고.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아주 ‘문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시작은 승무원이었지만 그 오래 전 이미 그에게는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청량리에 의상학원이 있었는데, 방과 후 거기 가서 의상 공부를 했다. 그때 당시 원장이 오랜 시간 이쪽 일을 했지만 고등학생이 오긴 처음이라며 ‘훗날 네가 패션 쪽에서 뭐 안 되면 원장노릇 그만 둔다’라고 농담을 하곤 했었다. 나는 그만큼 패션에 대한 열정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
그는 대학을 다닐 때도 똑같은 옷을 두 번 입고 학교에 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옷에 대해서만큼은 상당히 마니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미 될성부른 나무였던 것이다.
▲ 낯선 땅 파리에 둥지를 틀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인 26살에 파리 패션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1995년 3월, 처음으로 파리의 Musee Cognac-Jay에서 컬렉션을 열었고 어느 덧 18년째가 됐다. 적지 않은 나이, 언어의 불편함, 낯선 땅...이 모든 어려움을 가지고도 왜 그는 한국이 아닌 파리를 선택했을까.
“외국계 항공사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영어가 쉬워서 사실 처음에는 뉴욕에서 공부를 시작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파리가 참 좋았다. 내가 의상을 하려면 이 곳 파리에서 해야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게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을 해버려서 한국에 들어올 일이 없기도 했다(웃음).”
▲ ‘쟤 간이 부었구나?!`
그렇게 낯선 땅 파리에서 시작한 패션 사업이 쉬웠을 리만은 없다. 그는 프랑스의 상법과 세무관계를 전혀 몰라서 처음에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모든 세무 행정관련 업무까지 직접 처리해야 했다고.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너의 일이니 너 스스로 알아서 해라’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야속하기도 하고 밉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남편이 나를 크게 키웠구나 싶다. 혼자서 세관 일까지 찾아가면서 발로 뛴 것이 파리에서 패션 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참 강단 좋고 당차다. 그의 이런 강단과 자신감은 처음 매장을 오픈할 때도 드러났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파리의 생제르맹데프레. 이곳은 앤티크 숍이나 갤러리가 많은 곳으로 그 당시 부티크는 단 한 개도 없었다고 했다. 처음으로 김 베르나당의 숍이 들어간 것이다.
“동양인이 게다가 이런 곳에 숍을 내니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쟤 간이 부었군’이라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동네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의 옷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오히려 나에게 그들이 이곳에 숍을 내준 걸 고마워하고 아주 친하게 지낸다.”
▲ 철학을 쏟아내는 컬렉션
김 베르나당의 고집과 열정은 고스란히 그의 컬렉션에 묻어 나온다. 실제로 그는 트렌드나 남의 의상은 전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브랜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철학을 쏟아내는 컬렉션이라고. 그의 옷에 붙은 라벨에 ‘김숙영’이라는 한글이 새겨진 로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는 루즈한 핏의 편안한 옷을 추구한다. 편안한 옷을 입음으로써 입는 사람이 편안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단추도 싫어한다. 실제로 그가 디자인한 옷들을 보면 단 한 개의 단추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단추는 보기에도 깔끔해 보이지 않고 옭아매는 듯한 느낌이라서 싫다. 그래서 처음에는 끈을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스냅을 사용해 처리한다”며 “그리고 나는 소재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고 최상의 것을 사용한다. 옷을 입었을 때의 감촉, 핏 이런 것은 상당히 중요한데 소재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 번 입으면 계속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 실제로 나의 고객들은 어느새 옷장에 내 옷들로만 채워지게 됐다는 말을 해 주는데 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 "파리에서도 너무 바빠요~"
그의 옷을 한국 사람들에게 입히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걸까. 국내에서의 론칭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 론칭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전에도 몇 차례 기회는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이끌리고 싶지 않고 나 김 베르나당 자체로 인정받길 원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아직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파리에서도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기도 하다(웃음).”
아직도 그는 모든 디자인을 직접 하고 심지어 패턴사가 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패턴까지 직접 한다고 했다. 그래서 패턴사와는 트러블이 많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혹 누군가는 참으로 피곤한 성격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말한다.
“사랑에 빠질 때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된다. 뭐든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사람들은 열정을 가지게 된다. 나에게는 패션이 그렇다. 지금껏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패션은 나에게 그런 것이다.”
jiyou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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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진출한 경우는 많지만, 국내에는 매장 하나 없이 외국에서 오히려 알려진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패션디자이너 김 베르나당이 더욱 궁금하다. 마침 유학 온 아들을 보기 위해 그가 9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기자에게도 그다지 많은 정보가 공유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아주 사소한 것부터 질문해나가기 시작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인터뷰 결과 그는 이 말이 무척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 “똑같은 옷 두 번 입은 적 한 번도 없어요~”
김 베르나당은 원래 스튜어디스였다고 했다.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을 하면서 자주 파리나 뉴욕을 가게 됐는데, 우연히 유학을 할 기회가 생겨서 파리로 가 패션 공부를 하게 됐다고.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아주 ‘문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시작은 승무원이었지만 그 오래 전 이미 그에게는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청량리에 의상학원이 있었는데, 방과 후 거기 가서 의상 공부를 했다. 그때 당시 원장이 오랜 시간 이쪽 일을 했지만 고등학생이 오긴 처음이라며 ‘훗날 네가 패션 쪽에서 뭐 안 되면 원장노릇 그만 둔다’라고 농담을 하곤 했었다. 나는 그만큼 패션에 대한 열정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
그는 대학을 다닐 때도 똑같은 옷을 두 번 입고 학교에 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옷에 대해서만큼은 상당히 마니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미 될성부른 나무였던 것이다.
▲ 낯선 땅 파리에 둥지를 틀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인 26살에 파리 패션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1995년 3월, 처음으로 파리의 Musee Cognac-Jay에서 컬렉션을 열었고 어느 덧 18년째가 됐다. 적지 않은 나이, 언어의 불편함, 낯선 땅...이 모든 어려움을 가지고도 왜 그는 한국이 아닌 파리를 선택했을까.
“외국계 항공사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영어가 쉬워서 사실 처음에는 뉴욕에서 공부를 시작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파리가 참 좋았다. 내가 의상을 하려면 이 곳 파리에서 해야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게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을 해버려서 한국에 들어올 일이 없기도 했다(웃음).”
▲ ‘쟤 간이 부었구나?!`
그렇게 낯선 땅 파리에서 시작한 패션 사업이 쉬웠을 리만은 없다. 그는 프랑스의 상법과 세무관계를 전혀 몰라서 처음에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모든 세무 행정관련 업무까지 직접 처리해야 했다고.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너의 일이니 너 스스로 알아서 해라’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야속하기도 하고 밉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남편이 나를 크게 키웠구나 싶다. 혼자서 세관 일까지 찾아가면서 발로 뛴 것이 파리에서 패션 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참 강단 좋고 당차다. 그의 이런 강단과 자신감은 처음 매장을 오픈할 때도 드러났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파리의 생제르맹데프레. 이곳은 앤티크 숍이나 갤러리가 많은 곳으로 그 당시 부티크는 단 한 개도 없었다고 했다. 처음으로 김 베르나당의 숍이 들어간 것이다.
“동양인이 게다가 이런 곳에 숍을 내니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쟤 간이 부었군’이라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동네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의 옷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오히려 나에게 그들이 이곳에 숍을 내준 걸 고마워하고 아주 친하게 지낸다.”
▲ 철학을 쏟아내는 컬렉션
김 베르나당의 고집과 열정은 고스란히 그의 컬렉션에 묻어 나온다. 실제로 그는 트렌드나 남의 의상은 전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브랜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철학을 쏟아내는 컬렉션이라고. 그의 옷에 붙은 라벨에 ‘김숙영’이라는 한글이 새겨진 로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는 루즈한 핏의 편안한 옷을 추구한다. 편안한 옷을 입음으로써 입는 사람이 편안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단추도 싫어한다. 실제로 그가 디자인한 옷들을 보면 단 한 개의 단추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단추는 보기에도 깔끔해 보이지 않고 옭아매는 듯한 느낌이라서 싫다. 그래서 처음에는 끈을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스냅을 사용해 처리한다”며 “그리고 나는 소재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고 최상의 것을 사용한다. 옷을 입었을 때의 감촉, 핏 이런 것은 상당히 중요한데 소재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 번 입으면 계속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 실제로 나의 고객들은 어느새 옷장에 내 옷들로만 채워지게 됐다는 말을 해 주는데 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 "파리에서도 너무 바빠요~"
그의 옷을 한국 사람들에게 입히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걸까. 국내에서의 론칭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 론칭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전에도 몇 차례 기회는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이끌리고 싶지 않고 나 김 베르나당 자체로 인정받길 원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아직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파리에서도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기도 하다(웃음).”
아직도 그는 모든 디자인을 직접 하고 심지어 패턴사가 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패턴까지 직접 한다고 했다. 그래서 패턴사와는 트러블이 많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혹 누군가는 참으로 피곤한 성격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말한다.
“사랑에 빠질 때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된다. 뭐든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사람들은 열정을 가지게 된다. 나에게는 패션이 그렇다. 지금껏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패션은 나에게 그런 것이다.”
jiyou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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