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0경기 연속중계 기록 이성득 KNN 해설위원 "스토브리그 땐 해설자도 동계훈련해요"
“중계방송을 벌써 2000번이나 했네요. 이젠 3000번을 목표로 달려갈 겁니다.”

부산·경남지역 민영방송 KNN에서 라디오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성득 해설위원(60·사진)이 2000경기 연속 중계방송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KNN은 이 위원이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를 중계방송함으로써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2000경기 연속 중계방송 기록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15년 동안 2000경기 연속 중계방송이라는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KNN 측 전망이다.

‘편파 중계방송의 원조’로 불리는 이 위원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1998년 7월 프로야구 후반기 레이스부터 전국을 돌며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중계방송했는데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2000경기 연속 방송해설이란 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롯데 자이언츠는 물론 한국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부산·경남 팬들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정적인 해설을 이어가겠습니다.” 그는 중계를 할 때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입장에서 ‘속 시원한’ 해설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이 위원은 경남고와 고려대를 거쳐 1982년 롯데 원년 멤버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부상 등으로 1년여 만에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 뒤 1988년부터 10년간 롯데에서 2군 코치와 야구기록 등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일했다. 1998년 KNN에서 중계를 맡아달라는 요청에 따라 야구해설자로 변신했다.

“처음엔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쇳소리가 나는 데다 경상도 사투리도 심해 스스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가졌어요. 그런데 허구연 하일성 선배들이 스포츠해설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야구해설가는 프로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몸 관리를 해야 한다”며 “도라지를 다려 마시기도 하고 시즌이 끝난 겨울철엔 동계훈련과 등산 등을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한 몸살로 야구중계를 못 할 지경도 몇 번 있었지만 나를 기다리는 롯데 팬들을 생각해 약을 먹고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계속 중계를 했습니다. 이젠 3000경기 중계방송을 목표로 더욱 매진할 겁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