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탭스콧 "기업혁신, 외부와 협업·공유로 찾아라"
“혁신적 아이디어는 회사 바깥에 있습니다.” 세계적 경영전략가이자 ‘위키노믹스’ 저자인 돈 탭스콧 막시인사이트 회장(사진)은 지난 24일 LG CNS가 개최한 ‘엔트루월드 2013’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정보기술(IT)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이의 연결이 촘촘해진 ‘초연결’ 시대에는 기업 내부에서만 아이디어를 찾을 것이 아니다”며 “회사 바깥에 널려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협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업의 성공 사례로 캐나다 금광회사 골드코프를 예로 들었다. 롭 매큐언 골드코프 대표는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맡은 뒤 상금 50만달러가 걸린 ‘금광찾기 대회’를 공개적으로 열어 34억달러의 금광을 찾아냈다. 탭스콧 회장은 “실제 지질학자가 아니라 컴퓨터 엔지니어들이 금광을 찾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줬다”며 “회사 내부의 아이디어만 이용하는 ‘탤런트 인사이드’형 의사 결정으로는 얻어내지 못했을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생활용품기업인 P&G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탭스콧 회장은 “P&G에는 8000여명의 화학자가 일하고 있지만 세계에는 유용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수백만명의 화학자가 있다”며 “P&G는 이들을 이용해 혁신의 60%를 회사 외부에서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탭스콧 회장은 “정보 공유가 쉬워지는 초연결 시대에는 ‘공유’도 핵심 가치로 부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유의 본질은 자신의 자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모든 자산을 나눠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완전히 개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공유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나이키는 경쟁사인 아디다스를 제외한 협력사에 기술 정보를 공개하는 부분적 개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초연결로 사회는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며 “기업도 실제로 좋은 서비스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탭스콧 회장은 “기업이 옷을 벗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건강한 몸매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직원과 정보를 공유해 군살을 빼는 것이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자라날수록 이 같은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점차 도태될 것”이라며 “한 차례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켜 정보강국이 된 한국이 다시 한번 변혁을 주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