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社들 해외서 대규모 손실…저수익 프로젝트 벗어나야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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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대림산업
건설산업 업황 및 전망
건설산업 업황 및 전망
건설업체 주가가 맥없이 떨어지고 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건설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탓이다. 두 회사는 모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GS건설은 실적 공시 다음날인 11일부터 7거래일 동안 37.24% 급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12.2% 하락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의 주가도 잇달아 타격을 받았다.
건설업 회계 특성상 공사에 따른 손익이 확정되는 시점에 이익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는 대규모 적자는 문제다. 시장이 건설업 관행에 따른 손실을 더 이상 이해해주지 않는 싸늘한 분위기다.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대응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을 부르는 건설업의 수주 및 회계 관행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으로 건설업종의 반등 모멘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불경기에는 이익 볼 가능성 낮아
건설공사는 1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가 많다. 이 때문에 매출과 이익 산정 방식이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일반 제조업에서는 매출과 매출 원가의 차이가 매출총이익이 된다. 반면 건설업에선 매출 원가에 이익을 더해 매출을 산정한다. 시장 상황에 변동이 없다면 건설업 특유의 회계 방식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수주 환경이 좋아질 때도 있고 나빠질 때도 있어 문제다. 이런 회계 방식은 수주 환경이 좋을 때 공사 완공 시점에서 이익 증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수주 환경이 나쁠 때는 거꾸로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주 환경이 좋지 않은 불경기에는 발주 물량이 줄어들고, 경쟁까지 심해지기 때문에 적은 마진을 감수하며 수주해야 한다. 여기에 공사 완공 시점에 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1조원에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수주 시점의 마진율이 5%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건설업체들은 사업 초기부터 95%의 원가율로 이 프로젝트를 회계 처리하지 않는다. 향후 3년이라는 공사기간 동안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 도급 금액 증액 가능성까지 있다고 감안할 때 10%의 마진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대개 판단한다. 하지만 공사 완공 시점까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 목표했던 원가 절감을 이뤄내지 못하고 발주처로부터 도급 금액 증액까지 얻어내지 못하면, 공사 완공 시점에 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된다.
○신규 공사에 대한 신뢰 형성 필요
GS건설이 따낸 4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정유 프로젝트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공사기간 동안 원가 절감과 도급 금액 증액을 위해 노력했지만, 의도한 대로 시장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결국 큰 규모의 손실을 봤다.
더 큰 문제는 GS건설의 대규모 이익 감소가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전망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익의 추가적인 감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GS건설은 당분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건설업종의 업황 개선은 언제쯤 가능할까? 일단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기존 프로젝트들이 끝나야 한다. 또 지난해부터 수주한 신규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은 2009년 357억달러, 2010년 472억달러를 기록한 뒤 2011년 295억달러로 줄어들었다. 201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중동 시장이 점점 더 축소되고 있어 중동을 대체할 만한 의미있는 시장은 북미 시장이 유일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북미 시장의 특성상 해당 지역 건설 시장이 커졌다고 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 증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저수익 프로젝트 부담에서 벗어나고, 신성장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전략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될 때 건설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sjbyun@miraeasset.com>
건설업 회계 특성상 공사에 따른 손익이 확정되는 시점에 이익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는 대규모 적자는 문제다. 시장이 건설업 관행에 따른 손실을 더 이상 이해해주지 않는 싸늘한 분위기다.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대응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을 부르는 건설업의 수주 및 회계 관행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으로 건설업종의 반등 모멘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불경기에는 이익 볼 가능성 낮아
건설공사는 1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가 많다. 이 때문에 매출과 이익 산정 방식이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일반 제조업에서는 매출과 매출 원가의 차이가 매출총이익이 된다. 반면 건설업에선 매출 원가에 이익을 더해 매출을 산정한다. 시장 상황에 변동이 없다면 건설업 특유의 회계 방식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수주 환경이 좋아질 때도 있고 나빠질 때도 있어 문제다. 이런 회계 방식은 수주 환경이 좋을 때 공사 완공 시점에서 이익 증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수주 환경이 나쁠 때는 거꾸로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주 환경이 좋지 않은 불경기에는 발주 물량이 줄어들고, 경쟁까지 심해지기 때문에 적은 마진을 감수하며 수주해야 한다. 여기에 공사 완공 시점에 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1조원에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수주 시점의 마진율이 5%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건설업체들은 사업 초기부터 95%의 원가율로 이 프로젝트를 회계 처리하지 않는다. 향후 3년이라는 공사기간 동안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 도급 금액 증액 가능성까지 있다고 감안할 때 10%의 마진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대개 판단한다. 하지만 공사 완공 시점까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 목표했던 원가 절감을 이뤄내지 못하고 발주처로부터 도급 금액 증액까지 얻어내지 못하면, 공사 완공 시점에 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된다.
○신규 공사에 대한 신뢰 형성 필요
GS건설이 따낸 4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정유 프로젝트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공사기간 동안 원가 절감과 도급 금액 증액을 위해 노력했지만, 의도한 대로 시장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결국 큰 규모의 손실을 봤다.
더 큰 문제는 GS건설의 대규모 이익 감소가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전망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익의 추가적인 감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GS건설은 당분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건설업종의 업황 개선은 언제쯤 가능할까? 일단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기존 프로젝트들이 끝나야 한다. 또 지난해부터 수주한 신규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은 2009년 357억달러, 2010년 472억달러를 기록한 뒤 2011년 295억달러로 줄어들었다. 201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중동 시장이 점점 더 축소되고 있어 중동을 대체할 만한 의미있는 시장은 북미 시장이 유일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북미 시장의 특성상 해당 지역 건설 시장이 커졌다고 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 증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저수익 프로젝트 부담에서 벗어나고, 신성장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전략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될 때 건설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sjbyun@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