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에서 미세한 모래를 체로 거르는 것처럼 이산화탄소(CO₂)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분리막 제조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최정규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다양한 기공 구조를 지닌 물질 ‘제올라이트’로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3일 발표했다. 이 분리막 기술을 완성해 화력발전소나 대규모 공장 등에 적용하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공기중에 배출되기 전 단계에서 간단히 걸러낼 수 있어 관련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올라이트를 분리막으로 사용하는 개념은 오래전에 제시됐지만, 제올라이트의 비균질적인 물질 특성으로 인해 균일한 분리막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최 교수팀은 이산화탄소와 크기가 유사한 기공 크기를 갖는 카바자이트(CHA) 타입의 제올라이트에 초음파를 적용, 균질한 제올라이트 층을 형성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진은 두께가 1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박막을 제조하고 수분에 대한 안정성 확보, 대면적화 등 제올라이트 분리막의 상용화를 위한 과제를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미래부와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 논문은 화학분야 유력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